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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구로·금천구 동네 한바퀴

여공들의 고단한 삶,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40여년 전 서울 구로구 일대에 들어선 수출공단, 이른바 구로공단은 현재 고층 건물이 늘어선 IT 벤처 산업단지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 시절 옛 모습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공간으로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 체험관’이 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학을 하며 1970년대 ‘수출 대한민국’을 일궈낸 여공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강사랑

체험관 지하 1층에는 복원된 쪽방 6칸이 있다. 한 명이 누우면 꽉 찰법한 방에 6~7명의 여공들이 교대로 돌아가며 쪽잠을 청했다고 한다. 살펴보니 제대로 된 부엌도 없고 화장실도 없다. 지상 1층에는 실제 여공이 머무는 것처럼 각종 소품으로 재연한 ‘순이의 방’이 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희망을 안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던 ‘희망의 방’, 좁은 공간에서 몰래 대화를 나누던 ‘비밀의 방’, 수십 가구가 함께 쓴 공동세면장 등도 마련되어 있다. 2층에는 영상전시실과 포토존이 있고, 옛날 상회의 모습으로 꾸며진 매점도 있다.  

체험관 내부 쪽방 모습 ⓒ강사랑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내부 쪽방 모습 ⓒ사랑

체험관을 둘러보노라면 만감이 교차한다. 나에게는 어머니 세대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곳이다. 오늘날에는 산업화와 수출의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당대 여공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단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다면’, ‘공부를 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등등 그들의 소박하고도 절실한 바람이 세월을 거슬러 들려오는 듯하다.  

구로공단 노동자 체험관 전시실 모습 ⓒ강사랑

구로공단 노동자 체험관 전시실 모습 ⓒ강사랑

인쇄공장에서 예술창작공간으로, ‘금천예술공장’

1970년대에는 전화기 코일 공장으로, 1990년대에는 전화 요금 고지서 인쇄공장으로 유명했던 금천구 독산동. 서울시는 예술을 통한 커뮤니티 복원과 지역재생을 목표로 독산동의 한 낡은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하여 금천예술공장을 개관했다. 언뜻 보면 무채색의 공장 건물처럼 보여 지나치기 쉽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창작공간이 펼쳐진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재능 있는 작가들이 입주하여 회화, 설치, 영상, 사진, 미디어아트 등 시각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금천예술공장 ⓒ강사랑

금천예술공장은 매년 1회 국내외 작가를 대상으로 입주 예술가 정기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선발된 예술가들에게는 24시간 사용 가능한 창작스튜디오를 제공하며, 전문가 지원 프로그램, 기획전시 등 창작역량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곳은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주방 ⓒ강사랑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주방 ⓒ강사랑

추억 속 명찰 만들어볼까, ‘금복상회’

금천구 독산동에 자리한 재래시장 ‘별빛남문시장’을 죽 둘러보며 4A 출입구 쪽으로 나오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올해 서울시에서 선정한 오래가게 ‘금복상회’가 그것이다. 경력 40년의 베테랑 사장님이 나만의 문구를 새긴 명찰을 만들어주는 곳. 사장님의 성함에서 ‘금’자를, 사모님의 성함에서 ‘복’자를 따와서 금복상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금복상회 ⓒ강사랑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금복상회 ⓒ강사랑

제대 이후 매형의 집에서 시작한 봉제일을 어느덧 40년이 넘도록 하고 있다는 김금철 사장. 명찰 자수와 스내바리 기술(구멍 난 옷을 작은 문양으로 메꾸는 작업)의 장인이다. 방문한 당일에는 S사 방송국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체험해보실래요? 이름을 알려주시면 바로 만들어주실 거예요.” 현장에서의 제안에 조금은 쑥스럽지만 내 이름으로 명찰 하나를 부탁해보았다. 교복이나 유니폼에 흔하게 달리는 명찰자수가 단 몇 분만에 완성되었다.

금복상회의 김금철 사장 ⓒ강사랑

금복상회의 김금철 사장강사랑

명함을 만드는 손길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강사랑

명함을 만드는 손길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강사랑

서울시에서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며 고유의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는 노포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선정된 가게에는 ‘오래가게’ 브랜드가 수여된다. 금복상회는 올해 2019년에 추가 선정된 오래가게이다. 브랜드 이름처럼 금복상회가 지금의 모습 그대로 더욱 오래가기를 바란다.

눈 닿는 곳마다 가득 쌓여있는 봉제실 ⓒ강사랑

눈 닿는 곳마다 가득 쌓여있는 봉제실 ⓒ강사랑

햇살과 바람속에서 건조되는 국수, ‘평택쌀상회’

또 하나의 오래된 가게. 인근 시흥동에는 30년째 옛 방식 그대로 국수를 판매하는 평택쌀상회가 있다. 공장에서 열풍기로 완성되는 국수가 아니라 햇살과 바람 속에서 자연 건조되는 국수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엔 쌀도 함께 판매했지만 국수를 찾는 사람이 훨씬 많아서 지금은 국수만 제조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평택쌀상회 ⓒ강사랑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평택쌀상회 ⓒ강사랑

점포 안에 들어서면 다양한 종류의 국수들이 빼곡히 쌓여있다. 여러 번 반죽을 밀고 뽑아낸 국수를 햇빛에 널어 말리고 숙성시키기를 반복하는데 하나의 국수를 완성하기까지 3일 넘게 걸린다. 노란색 국수는 단호박 국수, 분홍색 국수는 백년초 국수, 녹회색 국수는 쑥이 들어간 쑥국수이다. 눈으로 보기에 좋은 것이 먹기에도 좋다고, 알록달록한 국수를 보니 괜시리 배가 고파진다.

빼곡히 쌓여있는 다양한 종류의 국수 ⓒ강사랑

빼곡히 쌓여있는 다양한 종류의 국수 ⓒ강사랑

국수 한 묶음의 가격은 5천원. 배달도 가능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동화 기계가 공식으로 통하는 오늘날 일일이 수작업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국수라는 점에서 가치가 느껴진다. 고되고 힘들어도 30여 년간 옛 방식을 고집하는 데에는 분명 연유가 있을 것. “손님들에게 한결같은 국수 맛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사장님 내외분의 얼굴에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자부심이 서려 있었다.

 햇살과 바람 속에서 자연건조되는 국수 ⓒ강사랑

오래된 이야기를 따라서 걷는 길.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에서 평택쌀상회까지 곳곳마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 숨쉬는 것을 본다. 그 바탕에는 옛 것을 기억하고 지켜내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발굴되어 복원되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 속에 나의 작은 이야기도 더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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